🎬 영화 리뷰: 남편의 추락사로 시작되는 이야기 '추락의 해부'(2023)

사건은 단순해 보인다. 한 남자가 집 앞에서 추락해 사망했고, 그의 아내는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그러나 《추락의 해부》는 이 단순한 시작을 발판 삼아, 진실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언어가 얼마나 위험한 도구인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 영화는 범인을 찾는 이야기라기보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해부하는 작품이다.

🎞 영화 소개
- 제목: 추락의 해부
- 원제목: Anatomie d'une chute
- 출시: 2023년
- 장르: 드라마/스릴러(15세)
- 제작국가: 프랑스
- 감독: 쥐스틴 트리예
- 출연: 산드라 휠러, 스완 아를로, 밀로 마차도 그라너

프랑스 알프스 산맥의 외딴 집. 작가인 산드라는 남편 사뮈엘의 죽음 이후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다. 사고인지, 자살인지, 혹은 타살인지 명확한 증거는 없다. 대신 법정에는 부부의 대화 녹음, 주변인의 증언, 심리 분석이 차례로 쌓인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판사나 배심원이 아니라, 마치 불완전한 증거를 들고 고뇌하는 또 하나의 ‘판단 주체’가 된다.
🍿 영화 리뷰
이 영화의 가장 날카로운 지점은 진실을 밝히지 않는 태도다. 감독은 끝내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법정이라는 공간을 통해, 진실이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언어·관계·권력에 의해 구성되는 서사임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언어의 문제다. 산드라는 독일인이고, 재판은 프랑스어로 진행된다. 이 언어의 어긋남은 단순한 설정이 아니라, 오해와 왜곡의 은유다. 번역되는 순간 의미는 미세하게 달라지고, 그 틈에서 인물은 유죄 혹은 무죄로 재단된다.
또한 영화는 결혼이라는 제도, 예술가 부부의 경쟁, 장애를 가진 아이의 시선까지 끌어들이며 사건을 도덕적·감정적 층위로 확장한다. 그래서 이 재판은 한 사람의 죄를 묻는 과정이 아니라, 한 관계 전체를 공개적으로 해부하는 잔혹한 과정처럼 느껴진다.
산드라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는 냉정과 불안, 방어와 진실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복합성을 설득력 있게 구현한다. 관객은 그녀를 믿고 싶다가도 의심하게 되고, 그 반복 속에서 스스로의 판단 기준을 돌아보게 된다.

✍️ 영화 한 줄 평
“진실을 묻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진실을 만들어내는지를 묻는 법정 드라마.”
《추락의 해부》는 스릴러의 외형을 갖췄지만, 관객에게 제공하는 쾌감은 반전이나 결말이 아니다. 대신 이 영화는 끝까지 불편함을 남긴다. 판단을 유보한 채 극장을 나서게 만들고, 그 판단의 책임을 관객에게 돌려준다. 쉽게 소비되는 영화가 아니다. 그러나 생각을 요구하는 영화, 오래 남는 영화라는 점에서는 분명히 강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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