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리뷰 '인류멸망 : 외계인이 주는 마지막 기회'(2018)

🎞 영화 소개
영화제목: '인류멸망 : 외계인이 주는 마지막 기회'(2018)
원제목: Await Further Instructions
제작국가: 영국
감독: 자니 키보키안 (Johnny Kevorkian)
출연: 데이비드 브래들리, 샘 기틴스, 홀리 웨스턴, 애비게일 크루텐든, 그랜트 마스터스
이 영화는 외계 침공 영화의 외피를 쓴, 철저히 영국적인 사회 심리극이다. 스케일도, 스펙터클도 없다. 대신 이 작품은 단 하나의 공간, 단 하나의 장치—거실의 TV 화면—에 모든 공포를 밀어 넣는다. 그리고 묻는다. 인류는 외계인 때문에 멸망하는가, 아니면 지시에 복종하는 습성 때문에 멸망하는가.

🍿 영화 리뷰
영화는 크리스마스 아침, 가족들이 한 집에 모이며 시작된다. 따뜻해야 할 명절의 공간은 곧 봉쇄되고, TV에서는 정체불명의 공공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지시를 기다리라.” 이 단순한 문장은 이후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절대 명령이 된다. 누구도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의심은 ‘불순’이 되고, 질문은 ‘위험 요소’로 취급된다.
이 작품의 진짜 공포는 외계 생명체가 아니다. 공포의 핵심은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 복종, 그리고 그 복종이 가족이라는 최소 단위 공동체를 얼마나 빠르게 붕괴시키는지에 있다. 특히 아버지 세대가 보여주는 맹목적 순응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 사회가 겪은 분열을 노골적으로 연상시킨다. 합리보다 질서, 윤리보다 규칙을 우선시하는 태도는 결국 폭력으로 전이된다.
연출은 극도로 절제되어 있다. 카메라는 집 안을 벗어나지 않으며, TV 화면은 신의 계시처럼 중심에 놓인다. 이 폐쇄성은 관객에게도 숨 막히는 압박감을 전달한다. 다만 중반 이후 전개는 메시지를 설명하려는 욕심이 앞서며, 은유가 직설로 바뀌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선택은 영화가 던지는 경고를 분명하게 각인시키는 기능을 한다.

결말부에서 드러나는 ‘외계 존재’는 실망스럽다기보다 불편하다. 그것은 인간을 파괴하는 초월적 악이 아니라, 인간의 순응성을 이용하는 기생적 존재에 가깝다. 즉, 이 영화에서 외계인은 원인이라기보다 결과다. 이미 스스로 사고하기를 포기한 사회에, 그저 마지막 밀어붙이기를 했을 뿐이다.
이 작품은 말한다.
인류의 종말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리모컨을 쥔 손에서 시작된다.
〈Await Further Instructions〉은 재미로 소비할 영화는 아니다. 대신 불편함을 감수할 준비가 된 관객에게, 이 영화는 매우 정직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라면 지시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꺼버릴 것인가.
✍️ 영화 한 줄 평
한 줄 평으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외계인은 핑계일 뿐, 이 영화의 진짜 괴물은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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